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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4. 12:17

안녕하세요.
저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미입니다.

대학생 시절, 몇 번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오랜만인데요. 하나님 앞에서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또 함께 일하며 저의 행실을 알고 있는 혜화동 4층 사람들이 있어 부끄럽지만, 제 인생 가운데서 행하신 하나님의 흔적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최근에 대학교 선배를 만났습니다. 그 선배는 제가 1, 2학년 때 가깝게 지냈던 오빠였고 제가 조금 좋아했기도 했었죠. 졸업 후에 처음 만난 거라, 서로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운동을 하는 기독교n해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고, 소소하게 이런 저런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선배는 제가 하는 말과 하는 일 모두가 믿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너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 거냐고, 1학년 때 너의 모습에서 전혀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죠. 도대체 내가 어땠길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그런 이야기 한번쯤은 들었을 거에요.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제 삶 자체가 복음의 능력이자 미라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교회의 장로이자, 교회건축까지 도맡아 하신 할아버지 밑으로 완전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교회는 어렸을 때부터 저의 놀이터였고, 제가 인정받는 곳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찬양인도를 했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주말 내내 교회에서 살았으니까 알만한 분들은 다들 짐작하실꺼에요. 그렇게 오래 교회를 다녔지만, 제가 처음으로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은 세례를 받고도 오래 지난 후였습니다. 고1 여름수련회에서 그때 한참 주만 바라볼지라~찬양을 많이 불렀는데, 그 가사 중에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를 부르다가, ‘아..하나님은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고, 나를 그렇게 세밀하게 지켜보고 계시는구나’ 하면서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 시절을 보내고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신입생에게는 대학에 대한 환타지가 있잖아요? 저도 왠지 대학가서는 좀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교회에서 지겹게 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하나님이 굴레처럼 나를 압박한다 생각했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 맘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1학년 1학기, 동아리에서 새내기 모집이 한창일 때, 친구들이 함께 선교단체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지요. 그런 곳에 한번 들어가면 끝이라고!

1학년 1학기를 신나게 놀고, 여름방학이 왔습니다. 평소에 신뢰하던 교회 언니가 선교단체 수련회에 같이 가자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갔습니다. 바로 제가 콧방귀 꼈던 그 선교단체 수련회에 제가 제 발로 들어가게 된거죠. 그 첫 수련회에서 느낀 바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련회 마지막 날밤, 제가 울면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했고,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가입하겠다는 말을 해서 박수를 받았던 것은 기억나네요. 그렇게 돌고 돌아 결국 대학 5년의 시간을 저는 그 공동체에 헌신했습니다. 공동체에서 저는 하나님의 사랑을 점진적으로 알게 되었고, 리더로 멤버들을 섬기면서 더욱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역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것과 마음을 진실하게 나누는 것을 훈련하게 되었지요. 대학 5년 내내 내가 참 제자가 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는 후배들이 그 사랑을 깨달아 온전한 참 제자를 길러내야 한다는 데에 몰두했었습니다.

제 기질상, 한 공동체에 들어가면 졸업해서 나가라고 할 때까지는 나가지도 않고, 무척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선교단체에서도 여름에 수련회를 제외하고도 다른 행사들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때는 뭣도 모르고, 그냥 다 참여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활동을 통해 하나님은 저의 생각을 점차 빚어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세상을 향한 마음의 첫 출발은 농활이었습니다. 그 후에는 동두천에 있는 기지촌 사역을 위한 빈활을 갔었고, 교회 청년부에서는 노숙자 급식 봉사를 꾸준히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여름성경학교나 공부방을 열어주고, 밭일도 하고 열심히 놀고, 밤에는 강의도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그 전에는 전혀 몰랐던 세상에 대해 알게 되었고, 스펀지같이 가는 곳곳마다 저의 마음에 그대로 속속 흡수되었습니다. 나와 하나님, 그리고 캠퍼스 안에 영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이제까지 훈련시켰다면, 그런 활동들을 통해, 농촌, 미군을 상대하는 기지촌 클럽 여성들과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 아이들, 트렌스젠더 아저씨 등의 성적 소수자들 그리고 노숙자 아저씨들을 만나면서 그들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조금씩 저의 눈을 열어, 사회 곳곳에 고통 받는 소수들을 보게 하셨습니다. 감사한 것은 어떤 편견을 갖기도 전에, 그들을 만나게 하셨고 제 마음에 그들을 친구로 지낼 수 있도록 인도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때 한창 제 마음을 흔든 성경구절이 있었는데, 야고보서 1장 27절로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였습니다.

저에게 하나님은 조금씩, 천천히 제가 소화할 수 있도록 다가와 주셨습니다. 도망치려했던 저를 공동체로 인도해주셨고, 그 공동체 안에서 사랑받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알게될 때 그 사랑을 고여 썩게 하지 말고 흘려보내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내 예쁜 후배들에게, 우리 과 친구들, 캠퍼스의 많은 친구들, 그리고 교회와 세상...그렇게 조금씩 저의 모든 환경을 통해 하나님은 일하셨습니다.

어느새 졸업을 하게 되면서 막연하게, 세상의 소외받은 자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5년 내내 전공을 살려 마케팅 회사로 취직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ngo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공동체 사람들도 모두 긍정해주었습니다. 제가 생각했었던 진로도 바꾸시고, ngo중에서도 구호단체로 들어가려고 했던 제 생각을 엎으시고 교회개혁운동으로 하나님의 방법대로 자연스럽게 이끄셨습니다. 그 과정도 굉장히 나누고 싶지만, 시간관계상..궁금하신 분들은 개혁연대 부스에 놀러 오시면 얘기해드릴께요.

졸업 후 지금까지 개혁연대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한 단체에서 이렇게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개혁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내 맘의 확신과 활동하면서 받는 은혜가 컸기 때문입니다. 캠퍼스에서 사회로,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을 기치로 하는 단체에서 일하게 되면서, 하나님은 저를 더욱 교회와 사회 곳곳에 일어나는 불의를 보게 하셨습니다. 그런 불의들 앞에서, 제가 해결할 수도, 큰 힘이 될 수도 없는 암담한 상황 속에서 낙심할 때가 있지만 제가 있는 자리에서, 또 함께 행동해야할 곳에 머릿수라도 채우며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님의 마음이 제 삶속에서 얼마나 더욱 구체적이고 담대하게 실현될는지가 큰 과제입니다.

누구라도 깜짝 놀랄만한 이적을 베푸신 것이 아니라,
저의 삶속에서 제가 가는 발걸음을 따라
하나님은 이렇게 저를 물 흐르듯이 인도하셨습니다.

처음에 제가 간증을 요청받았을 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마음이 흘러왔는데..무엇을 말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누구라도 깜짝 놀랄만한 이적을 베푸신 것이 아니라, 저의 삶속에서 제가 가는 발걸음을 따라 하나님은 이렇게 저를 물 흐르듯이 인도하셨습니다. 순간 순간 암흑과 같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나님은 자연스럽게 먼저 마음을 불어주시고 제가 그 길을 즐겁게, 그리고 확신가운데 갈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남아있기에 고민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길을 따라가기엔 아직 미련한 인격이 발목을 잡고 있고,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쓰임받을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그 와중에 붙잡는 것은 단 하나, 어떠한 외부 요인으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을 때에라도 탓하지 않고,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한 마음을 붙잡고 나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원하는 일이라면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해보는 것, 그럴 때 모두에게 또한 나에게 큰 기쁨으로 돌아오더군요.

바로 여기! 성서한국에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동역자들과 단체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선한 의지를 가지고 함께 행동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하나님의 깨달음을 맛보아 확신가운데 이 길에서 좌절하거나 꺾이지 않고 계속 함께 걸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본 글은 2009 성서한국대회 둘째날 저녁집회에서 발표된 간증문입니다.
* 사진(위) : 성서한국 신문 <회심의 미소> 이종연 기자(복음과 상황,  limpid@goscon.co.kr)
* 사진(아래) : 성서한국 매체국 하태근(galax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