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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11. 16:14



20대 총선을 이틀 앞둔 4월 11일, [뉴스앤조이]에 아주 흥미로운(?) 기사들이 올라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기사는 특별한(?) 별명으로 세속에도 널리 이름을 떨치고 계시는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기사다. 2,3부 예배를 취소하고 아침 8시 예배를 마친 교인들을 2인 1조로 기독자유당 홍보활동으로 보냈다고 한다. 예배를 대체한 선거 운동이지만 담임 목사가 허락했으니 하나님께 예배로 상달(?)됐다고 보면 될까? 교회가 움직인 것이니 그야말로 '하나님의 정치'라고 할만한 것 아닌가? 


* 기사 : [뉴스앤조이] 예배 대신 선거운동 나선 교인들 


전광훈 목사보다 강력한 '하나님의 정치'를 보여준 이가 있으니 바로 연세중앙교회의 윤석전 목사다. 점조직 운영보다 더 확실한 홍보가 입소문임을 생각할 때 확실히 전광훈 목사보다 윤석전 목사가 한 수 위인 것 같다. 윤석전 목사는 예배 설교 시간에 아예 대놓고 차별금지법과 이슬람에 대한 반대 발언을 했다. 그리고 대통령을 강하게 옹호했다. 

"보세요, 메르스라는 병을 대통령이 갖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왜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웁니까. 그거는 질병관리본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왜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 놓습니까. 세월호라는 사건이 왜 대통령의 일입니까! 관계 부서에서 할 일이지! (아멘) 대통령이 세월호 빠지라고 했어요?! 대통령은 나라를 끌고 나가고 국가를 잘 운영할 주체로서, 꾸준히 일을 해야 하는데, (저런 것들이) 대통령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기사 : [뉴스앤조이] 윤석전 목사 "세월호가 대통령 발목 잡아" 에서 발췌


전광훈 목사와 윤석전 목사에 따르자면, '하나님의 정치'란 기독정당을 뽑는 것이고, 차별금지법과 이슬람을 반대함으로 기독교의 구원을 지켜내고, 안보의식이 투철한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이다. 이들은 당당히 '하나님은 자신의 편'임을 자신있게 드러낸다. 


그러나 짐 월리스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하나님 편인가?" 는 "하나님이 우리 편인가?" 보다 언제나 좋은 질문이었다. 


- 『하나님의 정치』 105쪽. 




짐 월리스, 『하나님의 정치』(청림출판)

띠지 문구가.. ㄷㄷㄷ 지금도 역시 줘도 소용없을 듯




"하나님이 우리 편인가?" 라는 질문은 답이 명료하다. 일단 "Yes!" 라고 질러놓고 볼 수 있다. 이런 답은 위엄(?)있는 설교강단에서 선포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누구 하나 토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세월호라는 사건이 왜 대통령의 일입니까! 관계 부서에서 할 일이지!" 라는 멘트에도 아멘으로 화답해주는 성도들을 거느린 목사라면 더더욱 간단하다. 그렇게 하나님은 당연히 우리 편으로 확정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와는 상관없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편인가?" 라는 답은 간단치가 않다. "하나님이 우리 편인가?" 는 방점이 '우리'에 찍혀있지만  "우리가 하나님 편인가?" 는 '하나님'에 집중해야 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A인데 '하나님'이 원하는 것은 B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자. 스스로에게 "우리가 하나님 편인가?" 라고 질문했다면 이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이라고 해서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의 기독 우파들도 동성애, 낙태, 이슬람 반대등을 기치로 공화당을 공개지지 선언한다. 티파티나 도덕적 다수파 같은 기독 우파는 미국의 선거 향배를 뒤흔들만큼 위력이 있다. 재선에 성공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기독 우파 정치의 정점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기독 우파 정치는 '하나님의 정치' 라 불릴만 한 것인가. 짐 월리스는 미국의 주요 현안을 하나 하나씩 따져가며 기독교적인 가치 해석과 대안을 제시한다. 그가 기독교적 가치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평화'와 '약자 보호' 이다. 그의 해석을 거쳐서 본 조지 부시의 이라크 전쟁과 경제 정책은 결코 기독교적이지가 않다. 이 책의 3부와 4부의 질문, "예수가 언제부터 전쟁 옹호론자였는가?" 와 "예수가 언제부터 부자의 편이었는가?" 은 조지 부시에게 일격을 날린다. 



짐 월리스 (출처: 소저너스)



이 책은 사실 읽기가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다. 두께도 꽤 두껍고, 분량만큼 미국의 현안에 대해 촘촘하게 다루고 있다. 기독교적 정치에 대한 관념적인 책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특징은 고스란히 이 책의 장점이다. 신학자나 사상가가 아닌 운동가로서의 짐 월리스의 면모가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계속해서 읽다보면 우리 기독교계에도 딱 이런 책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미국에서 2005년에 첫 출판이 되었으니 10년도 더 넘은 책이다. 조지 부시 이후 당선된 민주당의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해 올 해까지 8년간의 대통령 재임기간을 마무리 하는 중이다. 시간도 많이 지나고 정치 상황도 많이 바뀌웠으니 2016년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적시성은 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독서의 의미는 반감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새로운 극우의 출현과 버니 샌더스라는 새로운 사회주의 좌파의 등장으로 요동치고 있는 미국 대선은 여전히 시계가 불분명하다. 짐 월리스가 11년전에 들고 나왔던 '하나님의 정치'의 중요성은 그 가치와 의미가 더욱 깊어졌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하나님의 정치'에 부합한 인물을 위해 투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정책과 가치를 따지는 선거는 우리에게 아직 요원하다. '극악'을 제거하기 위한 차선(어쩌면 차악..)적인 투표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단지 이번 총선만을 놓고 본다면 주로 미국의 이야기인 『하나님의 정치』를 읽는 것이 당장 급한 일은 아닐 수 있다. 사실 모든 독서가 그렇겠다. 우리 대부분은 독서가 시급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독자에게 책은 미래이고, 예언이다. 책은 당장 내 삶을 바꾸진 못한다. 하지만 미래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 천박한 정치에 등 돌리기 보다 미래의 정치를 위한 독서로 생각을 채워가보면 어떨까. 『하나님의 정치』가 우리 한국 정치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예언이 될 수 있기를. 





"예언은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선지자들은 현재를 진단하고 올바른 해결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오늘날 정치는 절박한 사회 문제들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폭로하는 것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종교 속에 있는 '예언자적 전통이다. 현재 우리가 택해야 하는 이데올로기적 선택 사항들은 평범한 시민들을 공적 삶으로 끌어낼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가히 역대 최악이라 할 만하다.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들의 가치를 제대로 대변해 주는 대상이 없다는 말이다. 이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다. 우리에겐 더 나은 선택 사항이 시급하다"


- 『하나님의 정치』 113쪽. 


"우리에게 필요한것이 이런한 예언자적 정치다. 우리는 해묵은 갈등을 넘어 공익을 말하는 새로운 도덕적·정치적 언어를 찾아야 한다. 예언자적 정치는 아동·다양성·가족·공동체·시민 의식·윤리(그 외에 비폭력·관용·공정함) 같은 근본적인 도덕적 이슈에 주목하며 정치 노선을 넘어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국가 방침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계시가 없으면 백성은 방자해진다"는 말씀을 표어로 삼아 진정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한다. 성경 시대의 예언자적 전통은 우리의 분열되고 마비된 국가 정책을 넘어 전진할 길을 제시해 주며,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원천이 될 수 있다."


- 『하나님의 정치』 1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