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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13. 10:29
아래 글은 CCMER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이한밀씨의 후기입니다.
내용이 정성스러워서 공유하고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 올립니다.
원문은 http://j.mp/oXDIlv 에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기는 것 같네요.
한 달 전 쯤 한국 들어와서 정신없이 지내는데,
재밌는 공연 소식을 전해듣고는 냉큼 달려갔습니다.

평소 대귀 빠를 자처하며 그의 노래 하나 하나를 함께 고백하며 부르지만,
정작 라이브로 한 번도 못들어봤기에 CCM계의 비쥬얼가수 이대귀님의 출연은
더더욱 저를 영동교회로 이끌었습니다.

분명 여기서 8시로 봤는데,
도착했더니 7시 30분 공연이라서 깜짝.
다행히 서둘러 일찍 도착해서 공연은 처음부터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첫 무대는 막내 삶송밴드가 열었는데,
아무래도 제 또래여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게 속으로 응원을 하게 되더군요.
'Too much, too less' 라는 곡과
이 곳 게시판에도 올려진 '알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어공부를 하다가 만들었다는
(제목은 잘 모르겠고) "토익 토플 토나와"라는 곡. ㅋㅋㅋ
이 곡의 후렴구는 사회자인 심에스더 간사님에 의해 공연 내내 패러디 됐죠.

20대에나 과감히 시도해볼 수 있는 유쾌한 가사들과
레코딩보다 훨씬 나은 라이브 사운드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특히 '알면서' 라는 곡은 세련된 편곡이 일품이었어요.
이 곡은 어쿠스틱보다는 일렉트릭 기타가 더 잘 어울리는 군요.


두 번째 출연자는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황병구 아저씨였습니다.
세상에! 첫 두 곡을 제가 너무너무 좋아라하는 뜨인돌의 노래로 시작하셔서
혼자 신나라~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삶의 시작은 작구나', '그댄 솔잎이어라'.
마지막 곡은 오랜만에 만든 곡이라며 페이스북을 통해 널리널리 홍보하고 있는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로 마무리를 해주셨습니다.

중간에 오카리나 연주까지 시도해주신 황병구님.
'교회오빠'라는 브랜드로 30년을 살아왔는데,
요즘 한국교회가 너무 죽을쒀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이 있다는 뼈 있는 멘트로
한국교회에 대한 염려와 애정을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의 이대귀님.
<Advanced Healing>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고백, 또 하나의 시 23편'으로 포문을 연 뒤
개인적으로 처음 듣는 곡인 '내게로 와' (맞나요??)
그리고 실질적인 <Advanced Healing>의 타이틀곡인
'나는 진정한 치유를 바란다' 로 멋지게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밴드가 모두 퇴장한 뒤, 건반 한 대와 함께
<가난한 자가 들어간다> 앨범에 있는 '우리가 아는, 믿는, 바랄' 을 불러주셨는데요,

개인적으로 뼛 속 까지 이대귀의 팬이긴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자신의 곡을 100% 라이브로 소화해낼 수 있는 보컬리스트는 아닌 듯 합니다.
일전에도 몇 몇 곡을 라이브로 부른 동영상을 봤을 때 불안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 날도 역시 쉽지 않게 아슬아슬 넘기는 음정들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봄과 같아서' 라든지 마지막으로 불렀던 '우리가 아는, 믿는, 바랄' 같은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곡은
루시드폴 처럼 잘 어울리는데 말이죠.
중음역대에서 강한 울림을 보이는 한웅재 목사님이 지나치게 높은 음역의 곡을 쓰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런 부분의 고민이 함께 이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대귀 만세!
참, 이 날 연주해주신 밴드 참 좋았습니다!!


다음 무대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던 코드셋의 무대였습니다.
얘기만 들어봤는데 제가 punk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던 터라
직접 연주를 들어볼 기회는 없었는데, 이 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소프트한 사운드에 놀랐고, 간사라 그런신지 말씀을 너무 잘 하셔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첫 곡으로 강북의 뉴타운과 새하늘과 새땅의 중의적의미를 담고있는 'New town' 을 멋지게 불러주셨고
두번째 곡은 강제철거에 대한 이야기를 강하게 풀어낸 곡이었는데 제목은 생각이 잘 안나고
'여기, 예수가 있다!' 라는 외침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 곡이었습니다.
이어서 제주 강정사태를 강력하게 피력하며 관심 기울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와 함께 노래를 들려줬는데,
최성원의 '제주도 푸른 밤'을 패러디한 '제주도 어둔 밤'이라는 곡이었습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들려준 '바람에 나는 겨' 는 본인들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쓰리코드 펑크라며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앞으로 코드셋의 팬이 될 것 같아요. :)


마지막은 우리의 이길승 아저씨!
예전에 봤을 때보다 살이 조금 찐 것 같았는데, 멀리서보면 홍순관 아저씨랑도 닮은 것 같았습니다.
목소리는 여전하더군요.
이길승의 밴드에서는 중간 퍼커션 하시던 분 참 인상적이었는데
곡마다 이 악기 저 악기 바꿔가면서 코러스까지 일품이었습니다.
특별히 마지막 곡에서는 라이드 심벌로 꽹과리 소리를 내주실 때는 가히 절정이었죠!

'TV를 꺼' 라는 곡으로 연주를 시작한 그는 이후 지하철 판매원을 유쾌하게 희화화한 노래를 불러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나, 이미 시트콤 등에서 사용된 오래된 개그코드로 저는 이미 결말이 예상된. ㅋㅋ
무엇이 명곡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 세 번째 곡을 지나 진짜 홍순관을 연상케하는 국악 리듬을 지닌 '네 번 아멘'으로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이어진 토크쇼에서는 예상보다 큰 재미는 없었지만
소소한 웃음거리들이 있었는데요
황병구님의 노래 끼워부르기. ㅋㅋㅋ
찬양 가사 오타에 관한 에피소드 등이었습니다.


마지막 합동공연에서는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부흥' 과 '새 힘 얻으리'를 함께 불렀는데
의미심장한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코드셋의 앵콜로 두 시간이 훌쩍 넘는 공연의 막을 내렸는데
여러가지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참, 진행을 맡은 심에스더 간사도 깔끔한 진행과 유쾌한 멘트들로 공연을 지루하지 않게 잘 도와주셨죠.


그나저나 이 공연의 메인 제목은 대체 뭘까요.
구국대성회?
유흥 2011?
Re: Bible Korea?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연테마.
그저 아는 이들만, 익숙한 이들만 즐길 수 있는 잔치집 뒷풀이 정도의 의미였어요.
저처럼 재야에서 혼자 노는 하나님나라 운동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음 하는 소망과 함께

영동교회에는 이 공연의 포스터가 단 한 장도 붙여져 있지 않고
안내도 잘 되어있지 않아
대체 어떤 공간에서 공연을 하는지도 알 수 없던 불친절도 의아했습니다.


어쨌든.
이런 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조금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바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뭉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