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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7. 04:53

성서한국 2015 전국대회 <더불어 한 몸, 유쾌한 세상살이> 둘째날 저녁 집회에서는 박득훈 목사님(새맘교회)께서 "더불어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우리는 개인화 된 사회에 살고 있어요. 문제는 사회에서 만들어졌지만 각자 알아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들에게 함께 싸워야 한다고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유럽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지그문트 바우만이 최근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씨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입니다. 소위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바우만이 잘 간파한 것처럼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행동을 취하면 사회적 지위와 위신을 상실하는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어느덧 얌전히 순응하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 


저는 그렇기 때문에 오늘 그리스도인들은 개인화된 사회를, 더불어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왜 사회 변혁을 위해 자신의 삶을 던져야 하는가?


그리스도인들은 자기가 속해 있는 사회가 하나님 나라를 향해 최대한 근접해가도록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이 같은 주장을 낯설어 하거나 의혹의 눈길을 보냅니다.


첫째,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전도이지 사회 변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좀 더 정의롭게 변화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리스도인은 전도에 매진해야 하고, 사회 변혁은 전도가 제대로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고 굳게 믿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 변혁의 사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전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세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늘 한국 사회와 같이 오히려 그리스도인들 때문에 세상이 더 망가질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사회봉사 차원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 전체의 맥락과 가르침을 볼 때 매우 왜곡된 해석과 적용입니다.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시키고, 약속의 땅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라고 다양한 율법들을 주셨고,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해 억압적인 사회 체제를 만든 지배계급을 향해 예언자를 통해 끊임없이 경고했으며, 결국 우상 숭배와 사회 불의 때문에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역사 등을 생각해볼 때, 하나님은 사회의 구조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금식은 사회 변혁적 실천과 사회봉사를 동시에 감당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꿈꾸어야 할 세상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세상은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는 세상입니다. 즉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가 보장되어 사회 구성원들의 관계가 하나님 보시기에 올바른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앞서 말한 바우만의 용어를 빌리자면 ‘냉혹하게 개인화된 사회’에서 ‘서로를 돌아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사회’로 변혁되는 것입니다. 이사야는 정의의 열매가 바로 평화라고 말합니다. 즉 억압과 착취로 생긴 모든 적대 관계가 종식되어, 건강하고 온전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사야는 정의와 평화가 그렇게 입 맞추는 세상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새 하늘 새 땅’이라며 시적인 언어로 묘사합니다. 이사야의 이런 꿈은 예수님의 탄생, 인품, 사역, 죽음, 부활을 통해 이미 실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다시 오시면, 이사야를 통해 예언되었고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기 시작한 새 하늘과 새 땅이 완성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통해 이렇게 완성될 세상을 미리 보여주시는 것은 자기 백성들이 어두운 현실과 맞서 치열하게 싸우는 삶을 응원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의 주관자들 즉 사탄과 사탄의 영향권 아래에서 세상을 억압적으로 지배하는 모든 인간 세력들과 대결합니다. 그러면서 세상의 주관자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괴롭히는데, 그 대표적인 수단 중에 하나가 그들을 시장, 즉 경제 활동에서 퇴출시켜 경제적 생존 자체를 결정적으로 위협합니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생생하게 보여주시는 것은 그러한 고난에 절대 굴복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뜻입니다. 그런 꿈을 품고 살아가는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한국 사회를 변혁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한국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꿈에 근접해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사회란 가치, 이념, 체제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인간 집단을 뜻합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는 돈이고, 이념은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는 정치경제철학과 정치경제학이며, 체제는 자본주의 정치경제 체제하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첫째,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것은 부의 무한한 축적과 소비에서 최고의 행복을 찾는 맘몬 숭배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맘몬 숭배야말로 하나님에 대한 순수하고 전폭적인 사랑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마6:24) 그런 점에서 최근 성 바실리우스를 인용해 “물신 숭배는 악마의 똥”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프란치스코 교종에게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은 단순히 말해서 자본주의를 철저히 옹호하는 정치경제철학과 정치경제학입니다. 예를 들자면 낙수효과 이론이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사회정의 신기루론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류 경제학도 효율적이라는 가치와 인간은 오로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해 경제 활동을 하는 존재라는 신념 위에 세워진 이론이기 때문에 불완전하며 여러 경제학 중 하나일 뿐입니다.


셋째,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체제는 자본주의 경제제체입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한 자본이 노동자를 고용하고 감독하여 상품을 생산한 후 시장에 판매함으로써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만능주의와 사회적 양극화라 할 수 있습니다. 생산 수단을 독점하는 것은 ‘도적질 하지 말라’는 제8계명에 의해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힌라켈라멘트의 말처럼 8계명은 형식적인 규범이기 때문에 무엇을 도적질로 규정하느냐는 그 사회가 인간의 삶과 권리, 그리고 사회 전체에 대해 어떤 이상과 비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도적질하지 말라는 계명의 취지는 사적 소유권의 절대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질에 대한 권리를 보호해주는데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경쟁만능주의와 사회적 양극화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한국사회를 변혁시켜나가는 실천의 길


이상의 진단으로 볼 때, 그리스도인은 자본주의 사회를 뛰어넘는 실천에 헌신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집니다.


첫째,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북한과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남한의 분단과 전쟁이라는 비극적 역사가 남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을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증오와 불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우러나오는 화해와 용서의 영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둘째, 돈의 가치를 숭배하는 맘몬 숭배에서 벗어나려면 진실로 예수님을 믿어 늘 영생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 안에 깊숙이 박힌 소비주의를 도려내고, 자본주의 질서에 이미 순응하도록 내재된 내 안의 정신적 구조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 영성을 지닌 교회를 찾든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회가 공동체 영성을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그릿도인이라도 홀로 자본주의와 맞설 용기를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위로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 내지 퇴출당했을 때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들을 만들어가면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연대할 줄 알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를 어떤 모양으로든지 뛰어넘어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삼아, 서로 적대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럴 때 철옹성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 균열이 일어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틈새가 열릴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틈새를 통해 더불어 유쾌하게 살아가는 세상으로 한 걸을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성서한국 2015 전국대회 자료집인 <공동체, 성경에서 만나고 세상에서 살다>에 실린 박득훈 목사님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 진정한 회심이 필요합니다 - 2015 전국대회 첫째날 집회 말씀(김형국)